와콤 인튜어스 프로 X 이모티콘 작가 김나무
연필로 무심한듯 시크하게 쓱- 그린 이모티콘이 최근 유행인데요. 예쁘고 완벽한 그림체 보다는 왠지 나도 그릴 수 있을 것만 같은 친근감 넘치는 그림체에 참신한 아이디어로 똘똘 뭉친 신박한 이모티콘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에 찰떡같이 맞아 떨어지는 작품을 1년새 무려 8개나 출시한 작가님이 있는데요. 이모티콘 계에 샛별처럼 떠오르는 김나무 작가님을 와콤이 만나봤습니다.
Q 안녕하세요! 작가님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카카오톡 이모티콘 작가 김나무입니다. 디자이너로 회사를 다니다가 나만의 그림과 스토리를 만들고 싶어서 회사를 나오게 됐습니다. 웹툰 작가를 준비하던 중에 우연한 기회로 도전한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반응이 좋아서 현재는 웹툰 준비도 하면서 이모티콘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예술고등학교에서 만화창작과, 일본 예술대학교에서 영상디자인을 전공해 항상 그림에 관심이 많았고요, 이모티콘 작가로 활동한지는 현재 1년 정도 됐습니다.
'목이 길어 슬픈 짐승', '목이 길어 기쁜 짐승', '작가님 마감이 얼마 안남아서요', '리얼 현실 리액션', '수근수근 우리들의 속마음', '공손한건지 건방진건지', '애교 쩌는 친구', '당신을 우쭈쭈 해드리겠어요' 총 8개의 이모티콘 작품이 출시됐고, 앞으로 한 개 작품이 더 출시될 예정입니다.
Q 작가님의 이모티콘은 단순한 그림체와 독특한 아이디어가 특징인데요, 이모티콘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나요?
A 작년 4월부터 카카오톡 이모티콘에서 전문 작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모티콘 작품을 제안할 수 있게 됐어요. 그러면서 그림체가 예쁜 이모티콘 뿐만 아니라 낙서 같은 이모티콘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이모티콘이 출시됐는데요. 저도 사실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이 아니라서 그림체보다는 기획이나 아이디어, 컨셉 쪽에서 남들과 차별화된 이모티콘을 구성하는 편인데 그런 측면에서 트렌드와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 아이디어는 TV 프로그램, 웹툰, 캐릭터, 그림 작품 등 다양한 것들을 많이 보면서 영감을 얻곤 합니다. 하나의 이모티콘을 만들 때는 컨셉을 확실하게 구성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 기획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컨셉이 완성되면 작업하는 시간은 빠른 편입니다.
Q ‘작가님 마감이 얼마 안남아서요’ 이모티콘이 요즘 화제인데,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요?
A 이 이모티콘은 저의 실제 경험담은 아니고요,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하면서 작가 생활을 시작하게 됐는데 아무래도 프리랜서다 보니깐 느슨해지기 쉽더라고요. 그래서 제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넣어 스스로 채찍질하기 위해서 구상하게 됐습니다.
이 이모티콘 컨셉을 구상할 때 작가들이 아니면 공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타깃이 좁다고 생각해서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은 몰랐어요. ‘신과함께’의 주호민 작가님이 이모티콘을 재미있게 사용한 내용을 SNS에 올려준 덕분에 더 유명해진 것 같아요.
Q ‘목이 길어 슬픈 짐승’은 카카오톡 이모티콘 1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이 작품은 어떻게 만들게 됐나요?
‘판에 박힌 이모티콘이 아닌 기존의 틀을 깨보자’라는 생각으로 만들게 됐습니다. 일반적인 이모티콘처럼 하나의 사각형 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를 이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구상하게 됐고요.
목이 긴 동물 여러 마리가 나오는데 세 개의 이모티콘을 이으면 하나의 동물이 완성되는 방식입니다. 이모티콘이 출시되고 나니 유저들이 다른 동물들을 합쳐서 재미있게 이모티콘을 쓰시더라고요. 이 작품이 예상 외로 호응이 좋아서 카카오톡 이모티콘 1순위까지 기록하게 됐습니다.
Q 작가님의 작업 과정은 어떤가요?
A 고등학교 때 만화를 전공하면서부터 타블렛을 사용하게 됐는데, 당시에는 손에 잘 익지 않아서 주로 수작업을 해왔습니다. 본격적으로 타블렛을 쓰게 된 것은 이모티콘 작가가 되고 나서부터 이고요, 1년 동안 만든 모든 작업물은 인튜어스 프로로 제작됐습니다.
저는 먼저 종이에 연필로 스케치를 합니다. 스캐너가 따로 없어서 핸드폰 카메라로 작업물을 촬영하고, 컴퓨터로 파일을 옮겨서 소프트웨어 툴을 활용해 펜 터치와 채색 작업을 합니다.
Q 와콤 인튜어스 프로 페이퍼 에디션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수작업을 많이 하는 편인데 따로 스캔을 하는 과정 없이 바로 디지털 파일로 작업물이 전환이 되는 점이 가장 편한 것 같아요. 평소에 노트북을 사용하지 않는데 와콤 인튜어스 프로 페이퍼 에디션은 가벼워서 어디든지 들고 다니기 편해요. 이 제품만 가지고 다니면 아이디어나 머릿 속에 생각나는 것들을 바로 기록하고 스케치할 수 있어서 저 같은 작가들이 편하게 사용하기 좋은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이모티콘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이모티콘 작업은 간단해 보이지만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고, 그렇다고 너무 겁먹을 필요도 없는 것 같아요. 예쁜 그림체도 중요하지만 독특한 아이디어와 컨셉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연습을 많이 해보시고, 스스로 이모티콘을 만들 때 재밌다고 느끼면 사람들도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